#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 9월 [작은도서관, 문학을 읽다] - 문학이라는 단어는 나를 설레게 한다

(사)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

2026.09.23 02:32
11

무슨책읽어 2026 9월.jpg

작은도서관, 문학을 읽다


문학이라는 단어는 나를 설레게 한다

 백정희 (예다움작은도서관 관장)

바쁜 일상에서 문학을 마주하던 순간을 기억해본다. 낯선 세상이지만 문학은 다정한 문을 열어준다. 그리고 다양한 세계를 펼쳐준다. 문학이 지닌 수많은 얼굴 중에서도 나를 유독 설레게 만드는 것은 잠시 멈춰 자세히 들여다보는 힘과 내가 아닌 다른 삶에 들어가 살아보는 간접 경험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발견한 언어가 반짝거릴 때가 있다. 깜깜한 밤에 핀 조명을 켜 놓은 듯 나에게만 보이는 문장들. 나는 무슨 보물을 찾은 것처럼 인덱스를 붙이고 그것도 모자라 줄을 그어둔다. 그리고 몇 번이고 읽어본다. 기억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지만 그 과정의 시간이 마치 선물 같다. 나에게 주는 문학의 선물.

책 속에서 내 안의 슬픔과 기쁨을 대신 적어낸 문장을 만날 때는 뭉클해진다. 나를 응원하고 ‘다 괜찮아’라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책에서 건네는 위로의 글은 말보다 더 강하게 느껴진다.

평범해 보이는 타인의 삶 뒤에 숨겨진 깊은 상처와 진실을 마주할 때는 아픔도 밀려온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일지라도 어느 지점에 이르면 공감의 감정이 나를 깨우는 듯하다. ‘나’라는 작은 세상에서 보던 시선이 문학을 통해 타인에게로, 더 넓은 세상으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올해 읽었던 책 중에 나를 다양한 설렘 속으로 빠져들게한 책을 소개해 본다.

이중하나는거짓말.jpg

“소리는 뭔가 발설하고픈 욕구를 느꼈다. 어쩌면 혼자 너무 오랫동안 무거운 비밀을 지켜온 탓인지 몰랐다. 소리는 말하고 싶었다. 누가 들어도 명백한 거짓 같아서 모두 웃어넘길 수 있는 진짜 이야기를.” p18

 

우리는 매일 만나는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겉으로 보이는 무던한 일상 뒤에는 저마다 쉽게 꺼내놓지 못한 사연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진실과 거짓 사이에 놓인 무수한 점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때로 그 경계의 선은 무너져버리고 말함과 말하지 않음 사이의 망설임이 무엇인지 나를 통해 보게 한다.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을 보라고 알려주고 있다.

약간의 거리를 둔다.jpg

사람과의 관계가 지치고 버거울 때, 문학은 적당한 간격을 두고 삶을 바라보는 방법을 보여준다. 이 에세이는 무조건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의 테두리를 존중하는 ‘적당한 거리’가 왜 필요한지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으로 들려준다. 나는 이런 언어가 참 좋다.

“ 적당한 자신감, 적당한 가난, 또는 적당한 풍요로움,

적당한 좌절감, 적당한 성실, 적당한 안정, 적당한 거짓말,

적당한 슬픔, 적당한 싫증, 적당한 기대 또는 적당한 체념···.

이것들이 인생에 깊이를 더하고 그늘을 드리우며

좋은 맛과 향기가 나는 존재로 만들어준다.” p149

첫여름완주.jpg

살다 보면 누구나 한 계절을 뜨겁고 서툴게 통과하는 순간이 있다. 참으로 더웠던 올해 여름을 떠올려본다. 무언가를 완성하는 것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 계절을 건너왔다는 사실이 뿌듯하다. 이 책은 지쳐있을 순간에 우리 주변의 수많은 생명과 세계가 연결되어 나를 받쳐주고 있음을 상상하게 한다. 살아 있는 것들이 나를 향해 있다는 이런 상상은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문학의 힘으로 오늘 하루도 잘 완주해 낸 우리를 응원한다.

 

“하지만 손열매는 눈을 감은 채 창가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뭔가를 기다리는 간절함이 마음을 차게 쓸고 갔다. 뭔가 다른 것, 완평을 찾아간 그 봄처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실된 것. 완주 나무도 없고 숲의 친교도 느껴지지 않는 이 도시에도 가끔은 그런 기적이 일어나도 되지 않을까.” p213

image.png

시대를 넘어 오랜 시간 읽혀진 고전은 인간의 내면 깊은 곳을 관통하는 거울과 같다고 한다. 또한 현재의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얼마 전 책 모임에서 함께 읽은 <주홍 글자>는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토론한 책이었다. 가부장적 권력이 규정한 '죄인'이라는 낙인을, 자신의 정체성이자 독자적인 삶의 주체성으로 바꿔낸 헤스터 프린를 다시 알게 되어 가슴 뛰었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 글자는 그녀의 소명의 상징이었다. 그녀에게서 너무나 많은 도움을, 그리고 행동과 공감의 힘을 찾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주홍 글자 A를 원래 의미로 해석하기를 거부했다. 그들은 헤스터 프린이 여성의 힘을 지닌 강인한 여자였으므로, 그 글자가 유능함(Able)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p195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나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오늘도 한 권의 책을 덮으며 그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문장을 통해 타인과 만나는 것도 문학이 연결해주는 힘이다. 문학이 주는 이 설레고 다정한 세계 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오기를 권해본다.


#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의 지부별 책 목록은 첨부파일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으며,

(사)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 네이버 블로그에서 지부별 #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9월 작은도서관, 문학을 읽다: https://blog.naver.com/kidsmalllib/224420033186

9월 지금 읽고 있는 책: https://blog.naver.com/kidsmalllib/224420032559

  • 첨부파일
  • 2026년 #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_ - 2026 9월 #무슨책읽어_.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