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책친구

작은도서관 활동가 책친구와 함께 펼치는 독서문화프로그램

[2022 작은도서관 책친구 지원]-동작샘터도서관-우리는 어린이 시민




2009년, 구립작은도서관으로 개관한 동작샘터도서관. 이번 여름 폭우로 침수 피해를 겪었지만 물에 잠긴 책을 건져내고 정리하는 활동을 하면서도 다른 장소에서 책친구 활동을 진행할만큼 열정적으로 활동을 진행해왔다.




동작샘터의 책친구 활동은 올해 책친구 주제인 <우리는 어린이 시민>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지만, 넓은 시야로 주제를 해석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자율성과 자발성으로 상징되는 시민이라는 개념을 어린이들의 놀이에 접목시켜 누군가에게 의지하거나 도움을 받는 존재가 아닌, 놀이를 통해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도록 하는 성취감에 주목한다.




이날의 주제는 추석이 있는 시기에 맞춰 전통놀이와 함께 하는 책친구로 진행되었다. 서아프리카의 옛이야기를 리오 딜런과 다이앤 딜런의 그림으로 풀어낸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 거릴까?>를 읽는 것으로 시작했다. 어린이들은 중간중간 자신이 느끼는 점,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했고 책친구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김지연 활동가는 침착하게 어린이들을 이끌었다.




책과 관련된 간단한 독후 학습지를 함께 적어본 후에 독후 활동으로 김지연 활동가가 준비한 것은 전통 손놀이인 실뜨기. 손을 많이 사용하는 놀이 경험이 많지 않은 요즘 어린이들에게 쉽지만은 않은 활동이다. 그림책에 등장하는 모기 캐릭터에서 착안해 실뜨기로 모기를 잡아보는 놀이를 진행했다. 김지연 활동가가 준비한 긴 실을 손가락에 걸어 하나씩 실을 엮어가며 모양을 만들어 보지만 손가락 사이로 실이 빠져 나가기 일쑤여서 어린이들의 탄식 소리가 계속 됐다.









김지연 활동가는 중간에 제대로 실을 풀지 않아 꼬이기 시작하는 것을 어린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해낼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어린이들을 계속 격려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마침내 완성된 고양이 수염, 그리고 고양이 수염 모양의 실을 한 번에 풀면서 “모기 잡았다” 외치기까지, 어린이들의 얼굴에는 어려운 과정을 스스로 해냈다는 뿌듯함이 스쳤다. 참가자 중 한 어린이는 능숙하게 할 수 있도록 몇 번 더 혼자 연습하겠다며 김지연 활동가의 도움 없이 혼자 실뜨기를 연습했다.




이어진 활동은 <틀려도 괜찮아>를 읽고 딱지를 직접 접어 딱지 치기 대결하기. 활동에 소요되는 시간에 따라 한 번에 두 가지 정도의 활동을 준비해서 진행하기도 한다. 스스로 접은 딱지로 김지연 활동가와 막상막하의 딱지 치기 대결을 했던 어린이는 마침내 우승했고 신이 나서 집으로 갔다.




책친구 프로그램 담당자인 김지혜 사서는 어린이들이 좀더 도서관을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책을 학습의 보조 수단으로 여기거나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책놀이가 과소평가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책이 수단이기 보다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이자 공기와 같이 자연스러운 환경이 된다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린이들의 자연스러운 본성을 이끌어내고 틀에 짜여진 형태가 아닌 편안한 대화를 나누면서 진행되는 책친구 프로그램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지 않는다. ‘책친구’라는 프로그램명처럼, 심심하거나 외로울 때 생각나는 그저 무심하게 읽을 수 있는 책, 꼭 읽어야 하는 의무가 아닌 마음이 생기고 시간이 될 때면 언제나 즐겁게 만날 수 있는 책, 어린이들이 책을 친구처럼 편안하게 가까이 할 수 있는 존재라는 느낌만 가질 수 있어도 그것으로 족하다. 책이란, 책문화란 그렇게 자연스럽고 소소하고 강제하지 않을 때 오래 가는 내면의 재산으로 남는 게 아닐까.





글_아차산아래작은도서관 이지인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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