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그림책
우리는 다양성 그림책을 읽어요
문화다양성 그림책을 읽는 ‘환타’
어쩌면 주제에 맞지 않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이번 달 주제는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그림책’인데, 우리는 ‘지금까지 읽어 온 그림책’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다.
우선 ‘환타’ 소개를 먼저 해야겠지? ‘환타’는 문화다양성 감수성이 살아 있는 그림책을 읽는 독서동아리이다. ‘환상적인 타인’의 줄임말이니 우리에게는 딱 맞는 이름이 아닐 수 없다. 2021년, 우연히 문화다양성 관련 공모사업을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이 공모사업과 상관없이 꾸준히 문화다양성 그림책을 읽어 나가자 했고, 그렇게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번씩 만나 각자 가지고 온 그림책을 읽으면서 수다도 떨고 진지한 토론도 해 왔다. 매번 그림책만 읽는 건 아니고, 부족한 우리 생각을 다시 한 번 되짚기 위해 철학서와 인문 교양서도 중간에 섞어 읽고 있다.
그렇게 5년째 되는 올해, 우리는 큰일을 하나 벌렸다. 기존에 문화기획협동조합 별책부록이 만든 ‘문화다양성 그림책 목록’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한 것. 그동안 읽어 온 그림책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새 그림책들을 가져와 몇 달 동안 열심히 골랐다. 그냥 책을 볼 때는 재미나게 봤는데, 여덟 사람이 마음을 모아 책을 고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 책은 넣어야 한다.” “아니다, 빼야 한다.” 치열한 옥신각신 끝에 각자 한층 단단해졌다. 점차 ‘내 안의 다양성’을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2025년 버전의 ‘그림책, 문화다양성’ 목록이 나왔다. 나름의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일 것. 일반적인 다양성뿐 아니라 소수자에 관해 말하는 책도 다각도로 검토할 것. 2) 주제가 뚜렷하더라도 작품성이 부족한 책은 고르지 말 것. 그림책의 예술적 가치를 드러내려는 시도가 보이는 책을 우선할 것. 3) ‘차이’를 말하더라도 그 차이가 또 다른 차별을 낳는 내용의 책은 고르지 말 것. 4) 특별함을 강조하기보다 ‘다양함’을 말하는 책을 고를 것. 5) 출판사나 작가 등의 배경을 고려하지 말 것. 특정 출판사 책이 많다는 이유로 좋은 책을 제외하지 말고, 가능하면 폭넓게 소개할 것. 그렇게 새롭게 가다듬은 목록 가운데, 다들 감탄하며 읽은 그림책을 몇 권 소개해 보려고 한다.

사자마트 / 김유 글, 소복이 그림 / 천개의바람
사람을 좋아하는 마트 주인 사자 씨는 독특한 외모 때문에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지만,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오해가 풀리며 가까워진다. 겉모습만으로 판단하거나 편견 때문에 생기는 오해를 보여 준다. 다름을 두려워하기보다 선입견의 벽을 허물고 마음을 나누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 색 다 바나나 / 제이슨 풀포드 글, 타마라 숍신 그림 / 신혜은 옮김 / 봄볕
구름은 보통 흰색이지만 해질녘이나 폭풍우가 칠 때는 다른 색으로 보일 수 있다. 사과는 항상 빨간 건 아니고, 풀도 항상 초록이 아니다. 바나나는 노르스름한 색에서 거무스름해지기까지 변하는 색에 따라 언제 먹어야 할지 타이밍을 가늠할 수도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보여 주는 그림책이다.
뭐라고 불러야 해? / 천준형 글, 그림 / 달그림
명태, 황태, 백태, 망태, 조태, 생태, 동태….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는 바다 동물에 대한 이야기. 사실은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우리들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회적으로 붙여진 이름이 아닌 내가 불리고 싶은 이름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지, 그 이름 속에서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다.

여자 / 박윤정 글, 그림 / 향출판사
‘여자라서’, ‘여자니까’라 규정 지어 온 수많은 상황들에 대한 책. 하지만, 진짜 그럴까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책. ‘여자라서’, ‘남자라서’가 아니라 ‘너’여서, ‘나’라서라고 말해 주는 책. ‘여자’라면 혹은 ‘남자’라면, 아니 사람이라면 꼭 읽어 보고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책이다.

소리도 빛도 없이 / 김희철 글, 전명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송이는 날마다 시시각각 색깔이 변하는 세상을 본다. 누구의 눈과 마음으로 보는 색일까? 표지의 보라색은 시청각장애인을 설명할 때 자주 사용된다고 한다. 보고 듣지 못하는 세상에는 또 다른 무한한 감각의 문이 열린다. 이 책을 읽으면 가만히 불을 끄고 각자의 색을 느껴 보고 싶어진다.

만약에 내가 / 장덕현 글, 윤미숙 그림 / 풀빛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고개를 돌리고 침묵했는데, 영문조차 알 수 없는 그 일이 막상 나에게 닥치면 그때 비로소 억울함과 공포감을 체감한다. 이 그림책은 ‘내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준다. “만약에 그때 나섰다면?” 이 질문은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킨다.

첫사랑 / 브라네 모제티치 글, 마야 카스텔리츠 그림 / 박지니 옮김 / 움직씨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첫사랑의 감정. 하지만 인정받기 어려웠던 그 마음을 이제야 말한다—우정이 아니었다고, ‘그건 분명 사랑이었을 것’이라고.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 참고로 여기 실린 책 소개는 ‘환타’가 ‘그림책, 문화다양성’ 목록에 담으며 쓴 글입니다.
-‘그림책, 문화다양성’ 목록은 ssstarbook.com 에서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글에 소개된 책>
사자마트, 김유 글, 소복이 그림, 천개의 바람
이 색 다 바나나, 제이슨 폴포드 글, 타마라 숀신 그림, 봄볕
뭐라고 불러야 해?, 천준형 글, 달그림
여자, 박윤정 글, 향출판사
소리도 빛도 없이, 김희철 글, 전명진 그림,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
만약에 내가, 장덕현 글, 윤미숙 그림, 풀빛
첫사랑, 브라네 모제티치 글, 마야 카스텔리츠 그림, 움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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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그림책: https://blog.naver.com/kidsmalllib/224087716677
11월 지금 읽고 있는 책: https://blog.naver.com/kidsmalllib/224087716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