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서관 독서동아리가 읽은 책
2025년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함께 읽고
강임화(마하어린이청소년도서관 활동가)
제가 몹시도 애정하는 독서동아리에서 함께 읽은 책을 소개하려니 벌써 가슴이 설렙니다. 그 존재를 떠올리기만 해도 설렐 수 있다니. 대단한 사랑이지요. 제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동아리 모임은 <마하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여러 모임중 하나인 마하(운영진)독서모임입니다. 이 모임은 마하어린이청소도서관 운영에 한번쯤 발을 담갔던 분들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고 덕분에 이름도 수월하게 정할 수 있었습니다. 매달 셋째 주 일요일 오후 8시에 온라인에서 만나 읽은 책을 이야기 나눕니다. 제가 합류한 시점은 2022년 9월경이었고 그보다 훨씬 전부터 구성되어있었던 모임이라 그 역사는 더 길지요. 모임의 성격은 다소 느슨하지만, 덕분에 <적당한 거리>를 통해 별 탈 없이 모임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우리 모임에서는 제비뽑기를 통해 순서를 정하고 그 순서대로 그달에 읽을 책을 정합니다.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 관심이 있으나 혼자 도전해보지 못한 책, 요즘 주목받는 책, 정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등 책을 선정하는 이유도 기준도 다양합니다. 수용적인 분위기 덕분에 책을 선정하는 부담도 덜하고 기쁜 마음으로 자신 있게 책을 선정할 수 있습니다.
2022년 우연히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기 시작해 이후로 1년에 한번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우리가 함께 읽는 책 목록에 꼭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너무 파격적이라 다소 어려웠던 작품도 있고, 편히 읽을 수 있는 작품도 있었지만 어쨌든 수상작품집이 출판되는 4월 즈음되면 올해는 어떤 작품들이 실릴지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특히 저에게는 대상을 수상한 <반의반의 반>은 가장 먼저 실려 있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가장 여운이 긴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이혼으로 인해 3대의 여성으로만 구성된 가족이 겪는 에피소드로 잃어버린 5천만원을 중심으로 노년 여성의 삶과 가족의 균열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이 이야기는 단순한 사건의 전개가 아니라 세밀하게 풀어낸 인물들의 감정선과 상처를 그려내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가족간의 애정이 결핍되고, 각자의 삶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독자로 하여금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40-50대 여성으로 구성되어있는 우리 모임에서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더 많은 소회를 불러일으키는 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작품 속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선과 갈등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독자마다 서로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져 모임을 통해 더 풍성한 감상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을 포함한 다른 작품들에도 현대 사회에서 화두 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의 노인의 삶이나 이들이 겪는 외로움과 상실, 돌봄, 세대와 젠더의 문제, 팬덤과 대중문화의 윤리적 문제 등 피해갈수 없는 다양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어 매우 신선했습니다. 이희주 작가의 <최애의 아이>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으로 또 다른 인상 깊은 작품이었습니다.
우리 모임에선 여러 작품이 실린 작품을 읽고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최애 중 최애’를 꼽기도 하는데 각자가 다르게 느끼고 생각하는 만큼 한 작품에 몰표 되지 않고 최애작품이 다 달랐다는 것도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가끔은 읽은 책 말고도 국제도서전 소식이나 그림책 작가의 전시나 사인회, 인상 깊은 인터뷰나 기사를 공유하여 독서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어서 덧붙이자면 제1회 최인호청년문화상을 수상한 김애란 작가가 챗 GPT와 처음 대화를 시도해본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수상소감이 오래 기억되어 여기서도 언급해봅니다. 시간되시면 기사를 찾아 전문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챗 GPT와 대화한 에피소드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라며 감탄했거든요.
김애란 작가는 “‘청년’이란 말의 의미도 제게는 챗 GPT와 같은 어떤 정력적인 활동이나 능률, 창작속도가 아닌 인간만이 가진 어떤 지향과 태도를 기리는 말처럼 다가왔습니다. 거의 모든 순간 이상적이고 모범적인 대답을 내놓는 챗 GPT와 달리 인간은 때로 자신의 이익과 반대되는 선택을 하고, 누군가는 어리석다 할 만한 희생과 도전 그리고 헌신을 하는 존재이니까요.”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말은 제게 수록된 소설에서 다뤄진 인물들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특히 소설 속 인물들은 종종 실패와 도전의 과정을 겪으며, 때로는 모순된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이 바로 이 시대의 소설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마음껏 실패하고 도전하는 용감한 작가들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더욱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힘을 얻습니다. 젊은작가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사회의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이끕니다. 오늘도 우리 독서모임은 그 여정을 함께하며, 책을 통해 세상을 더 넓고 깊게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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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 네이버 블로그에서 지부별 #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8월 우리 도서관 독서동아리가 읽은 책: https://blog.naver.com/kidsmalllib/223979599969
8월 지금 읽고 있는 책: https://blog.naver.com/kidsmalllib/223979599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