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

작은도서관에서는 무슨 책을 읽을까?

#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 7월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그림책]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그림책 


종이책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 팝업북 함께 읽기


백창화(숲속작은책방)




“한 장의 종이를 반으로 접으면 책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낱장으로 하나하나 떨어져 있으면 그냥 ‘종이’지만 깨끗한 백지를 반으로 접는 순간 페이지가 생기고 페이지들을 이어 붙이면 ‘책’이 된다. 어렸을 때 이렇게 접어서 풀로 붙여 만든 책에 칸을 만들고 그림을 그려 넣어 만화책을 만들곤 했다. 나는 말풍선을 그려 대사를 써넣고, 그림은 친구가 그렸다. 아마 지금처럼 그림책을 보고 자랐다면 그 책은 만화책이 아니라 그림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림책이 없던 시대, 만화책을 보고 자란 우리들은 자연스럽게 만화책을 만들며 놀았다.


잊고 살던 유년의 놀이를 다시 시작한 건 작은도서관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아이들과 책을 읽고 난 후에 종이 한 장을 펼쳐 놓고 감상을 적게 해도 되지만 A4 용지를 접고 또 접어 작은 책처럼 만들어 감상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게 했다. 종이가 책이 되었을 때 느껴지는 완결성 같은 게 좋았다.

그러다 ‘팝업북’과 ‘북아트’의 세계를 만나게 되었다. 책이라는 ‘보통의’ 물건이 놀라운 예술로 변신한 작품들을 보면서 책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장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세계의 아름다운 팝업북을 수집하고 소장하고 나아가 직접 만들어보는 ‘팝업북 덕후’로 살고 있다. 특히 책방을 찾은 어린이들에게 이 아름다운 책의 세계를 선물하고 싶어서 팝업북을 읽어주고 함께 만들어보는 체험 활동을 종종 하곤 한다.


팝업북은 얼핏 보면 그저 아름다운 공예 작품에 불과할 뿐, 내용성이 부족하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책을 펼치는 순간 입체적으로 살아 오르는 이미지들을 보면서 무한한 상상의 세계에 들어가게 되고 내 안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독서활동의 매체로 더할나위 없이 적합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팝업북의 힘과 매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보다 전문화된 책의 공간과, 독서 길잡이로서의 스토리텔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


반갑게도 충북 청주에 그런 공간이 들어선다. 올해 안에 충북도청 본관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그림책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설 예정인데 그곳에 팝업북 전용 전시관이 들어선다. 국내와 해외에서 출간된 다양한 종류의 팝업북들을 총망라해 수서하고, 정기적으로 작가 초대전과 기획전시를 열 예정이다. 국내에 없던 최초의 시도라 애서가이자, 콜렉터이자, 독서활동가이자 한 사람의 독자로서 거는 기대가 크다.



2026년 1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공간의 이름은 “그림책정원1937”이다. 개관 기념 팝업북 첫 기획전 초대 작가로 프랑스의 젊은 팝업북 아티스트 ‘엘레나 셀레나’를 초청했다. 리투아니아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공부한 그는 팝업북에 매료되어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여러 권의 팝업북을 출간했다.

그의 책을 처음 본 순간 일단 화려한 일러스트에 반했다. <Jungle>(숲속) <Neige>(눈) <Voyage>(여행) 등 대개 자연을 소재로 한 그의 작품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한번에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 팝업북의 특성상 작가는 첫 눈에 알아볼 수 없는, 찬찬히 보아야만 보이는 자연 속 생명과 아름다움을 숨은 그림처럼 표현해내고 있다. 180도로 펼쳐지는 팝업 테크닉을 활용해 정글에서 공존하고 있는 생명들의 긴장감을 생생하게 표현하거나, 겨울철 동면하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하얗게 덮인 설경의 이미지 속에 곱게 빛난다.



<무민> 탄생 80주년을 맞이해 콜라보로 출간한 <무민 파파의 집>팝업북은 무민을 사랑하는 국내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화려한 색감으로 북유럽 특유의 감성을 표현해낸 이 작품은 팝업북 전시 내내 어린 독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젊고 활동적인 작가답게 엘레나 셀레나는 유럽 현지에서도 어린이 대상 워크숍을 자주 갖는데 내년에 한국에 오면 청주 “그림책정원1937”뿐 아니라 도서관에서도 독자들과 만날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종이를 접는 것 뿐 아니라 오리고 잘라 동화의 세계를 어떻게 표현해내는지 작가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우리 독자들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팝업북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개인은 물론 도서관에서도 다양한 팝업북들을 소장하고 감상하는 기회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제작의 어려움이나 출판 시장의 협소함 등으로 국내 출간 팝업북이 많지 않은 건 아쉬운 점이다. 걸작 팝업북의 경우 대개 해외 출간물로 국내에서 번역 출간되지 않아 대중적으로 쉽게 접하기엔 장벽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도서관에선 단순 수서에 그칠 게 아니라 함께 읽는 시간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림책 같이 읽기’처럼 모여 앉아 페이지를 펼치고 거기에 활용된 팝업 기법도 들여다보고, 숨은 그림의 의미도 찾아보고, 내용을 상상해가는 과정은 훌륭한 독서 체험의 시간이 될 것이다. 나아가 이렇게 갖게 된 책에 대한 호기심을 내가 직접 만들어 보는 것으로 이어간다면 우리가 독서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들 즉 공감과 문해력,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데 더해 책과 예술을 소중히 여기고 개인의 취향과 꿈을 발견하며 성장해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 우리에겐 종이책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의 지부별 책 목록은 첨부파일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으며,

(사)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 네이버 블로그에서 지부별 #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7월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그림책: https://blog.naver.com/kidsmalllib/223946374931

7월 지금 읽고 있는 책: https://blog.naver.com/kidsmalllib/223946374124

첨부파일

2025년__작은도서관__무슨책읽어__-_설문지_응답_시트30.pdf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