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

작은도서관에서는 무슨 책을 읽을까?

#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 6월 [우리 도서관 독서동아리가 읽는 책]




우리 도서관 독서동아리가 읽는 책


오소리 작가의《돌머리들》을 함께 읽고


김영순(흥부네그림책도서관, 어린이문학연구자)



제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동아리 모임은 <흥부네그림책도서관>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물음표’라고 하는 그림책 읽기 모임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네 번째 수요일 오전에 만나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한 번 모이면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금세 지나 매번 더 길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다음 독서동아리 모임이 있는 날이 이제나저제나 기다려질 정도로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좋습니다. 아마도 집에서 혼자 읽었을 때에는 보이지 않았던 그림책의 함의를 독서동아리 멤버들과 함께 보면서 새롭게 알고 깨닫게 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멤버 각자가 정한 달에 선택한 그림책을 가져와 독서동아리 멤버들에게 소개하는데, 저는 오소리 작가의 《돌머리들》을 선별했습니다. 역시 가져오길 잘했습니다. 멤버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제가 보지 못한 부분을 들려주고, 돌처럼 굳어있던 제 사유를 일깨웁니다.


저는 오소리 작가를 《노를 든 신부》(2019)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노를 든 신부》를 처음 보았을 때 선명하면서도 강렬한 색감 표현과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드레스와 노를 자신의 삶에 변환하여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여성 서사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오소리 작가의 새 책 《돌머리들》이 나와 독서동아리 ‘물음표’ 멤버들과 꼭 함께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돌머리들》은 작은 판형의 그림책입니다. 색감도 검정, 노랑, 희색을 기조로 한 화사함과는 거리가 먼 심플함이 돋보이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은 본문만이 아닌 표지, 면지, 속표지, 뒷표지 또한 그림책 세계관과 깊게 맞물려있다고들 말하지요. 역시나 이 그림책도 그랬습니다.

《돌머리들》 표지에는 제목인 돌, 머, 리, 들이란 글자 하나하나가 마치 돌멩이나 별 또는 광석처럼 우주를 날듯 그려지고, 넓은 벌판 위에는 다양한 크기의 돌멩이가 쌓여있습니다. 돌멩이에게는 팔과 다리가 있고, 모두 웃고 있습니다. 그냥 평범한 돌멩이가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면지에서는 “여기저기 돌머리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본문 첫 장을 펼치면 커다란 손이 검지 손가락을 내밀며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는 돌멩이들을 향해 “너희는 돌머리야! 쓸모없는 돌멩이들.”하고 호통칩니다. 가늘고 굵은 검정 펜으로 묘사된 손가락은 이글이글거리고 호통 소리는 노란 광선 안에 들어있습니다. 좀 무섭습니다. 첫 장면부터 워낙 인팩트가 장난이 아닙니다. 이날 처음으로 그림책을 본 저희 그림책 독서동아리 멤버들도 집중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오소리 작가의 《돌머리들》은 판형이 작고, 소박한 색감으로 시작하지만 제목의 ‘돌머리들’이라고 하는 어감하며, “너희는 돌머리야! 쓸모 없는 돌멩이들.”이라는 호통이 묘하게 신경을 자극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런 소리를 들은 돌멩이들은 싱글싱글 웃거나, 느긋한 자세로 “응!” 그래 우리는 돌멩이야 그래, 그래 하면서 뭔가 여유롭게 대처합니다. 대단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장면에서 호통소리보다 더 크고 강렬한 노란빛으로 돌멩이들이 묘사되고, 돌머리들이 서로 부딪혀 “창조가 시작된다!”고 외칩니다.

《돌머리들》에는 시공간을 초월하면서 다양한 돌멩이가 등장합니다. 돌멩이들은 ‘돌머리들’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존재에게 잠식당하지 않고 고유한 ‘자기’ 또는 자존감을 유지한 채 돌멩이가 지닌 특질을 하나하나 풀어줍니다. 감동과 평화를 주는 돌머리도 있고, 놀줄 아는 돌머리, 생명을 지켜주는 돌머리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러자 동아리 멤버 중 한 분이 돌멩이들이 마치 보이지 않고, 이름 없고, 과시하지 않지만 어느 한 소중한 부품,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부품처럼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뭇 대중을 상징하는 존재 같다는 의견을 말합니다.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보물 하나가 보물을 들고 간다”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심플하고 소박한 색상으로 그려진 그림책 《돌머리들》 안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많은 함의와 강렬한 인상을 저희 독서동아리 멤버들에게 준 것 같습니다. 너무나 바쁜 일상 속에서 평소에는 나누지 못한, 그냥 지나치거나 간과했던 주제에 대해 그림책을 매개로 하나하나 생각해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뒷 표지 그림 이미지를 보고 갈까요. 한 소년의 팔과 다리 등 몸체가 그려지고 목 위로 커다란 돌멩이가 그려져 있습니다. 돌멩이 소년 같네요. 돌멩이 소년 위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내가 ‘돌머리’라고?

 하하! 대단한 칭찬인걸!

 위대하고 멋진 돌머리들의 이야기

 어디 한번 들어보겠나?


네 맞습니다. 그래서, 오소리 작가의 그림책 《돌머리들》을 독서동아리 멤버들과 함께 읽으며, “위대하고 멋진 돌머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정말이지 들어보길 잘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지금 어떤 돌멩이인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돌멩이 속에서 다이아몬드를 발견하는 눈을 갖고 있는가 등 ‘물음표’라고 하는 저희 독서동아리 모임 이름만큼이나 많은 물음을 저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되었으니까요. 모두 그림책 독서동아리가 제게 준 물음이고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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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 네이버 블로그에서 지부별 #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월 우리 도서관 독서동아리가 읽는 책: https://blog.naver.com/kidsmalllib/223911286163

6월 지금 읽고 있는 책: https://blog.naver.com/kidsmalllib/22391128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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