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

작은도서관에서는 무슨 책을 읽을까?

#작은도서관 #무슨책읽어? 5월 [가족? 가족!]

가족? 가족!

 마라탕과 삼계탕

김지연



주말을 보내고 온 초등어린이들과 대화였다.


“어머, 어린이들이 마라탕 먹는다고? 맵지 않니? 너희들끼리 갔어? 맛있니?”

“네, 저희들끼리 잘 가요. 매운 단계를 조절할 수 있어서 먹을 수 있어요.”

“맛보다 재미나요. 다양한 재료를 원하는 대로 넣어서 친구들이랑 먹는 것이 좋아요.

맛도 자극적이어서 스트레스가 싹 날아가요.”

“너희도 스트레스가 있구나. 그런데 짜고 맵고 너무 자극적이어서 건강엔 안 좋을 것 같아.

다른 걸 좀 먹지 그래?”

“음, 그렇다고 우리가 삼계탕을 먹기엔 좀 그렇지 않나요?”

“뭐? 삼계탕?!”

모두 웃음이 터졌다. 초등학생들이 식당에 앉아서 점잖게 삼계탕 한 그릇씩을 먹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달라진 어린이 문화엔 노래방과 쇼핑도 있었다. 어린이문화가 이렇게 달라지는데 가족의 모습은 얼마나 달라졌겠는가? (이전은 어땠는가는 각자의 몫으로!)


 내가 어릴 때 전쟁을 겪고 재건과 경제성장을 필두로 만들어진 우리 사회의 문화는 다양한 개개인의 존중보다 폐를 끼치지 않고 협력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이상적인 사람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가족 간도 성공을 위해 협력과 희생이 암묵적으로 강요되었다.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산업과 도시중심 사회는 핵가족화 되며, 가족구성원 모두가 개성과 주체성이 확연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좀 웃을만한 예를 들면, 옛날엔 동네나 집안에 꼭 망나니삼촌이나 노름하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이 망나니삼촌과 노름할아버지는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살다 돌아가셔 전설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가족 모두가 망나니다.(놀라지 마시라. 막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협력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개성대로 삶을 가꾸어간다. 모두 영웅이고 전설인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가족 안에 장애를 숨기지 않고, 성소수 자식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마음이 아픈 가족을 격리하지 않는다. 또, 부모가 원하는 삶을 자식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다름이 존중되는 가족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다양한 가족·가정의 형태로 법적입양을 하지 않고 아동을 위탁해 생활하는 위탁가정, 노인시설·아동시설에서 법적관계를 맺지 않고 손자,할머니 관계등으로 생활하는 그룹홈, 사실혼 관계, 동거가정, 독거가정,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입양가족등을 말한다.

기존의 법과 제도가 이러한 시대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하나 점점 개선이 되고 있으니 제도가 안착되기 이전에 우리 안에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나는 그림책 작가라 그림책 안에 등장하는 다양한 가족·가정의 형태를 늘 고민한다. 내 책엔 혼자 살거나 몸이 불편한 아이, 이상하게 생긴 이들이 등장한다. 한번은 강연때 한 어머님이 아이가 사시인데 그림책에 그 아이가 그려져 있어 “내가 드디어 그림책에 등장했어!” 라며 좋아했다고 전해주셨다. 그 뒤로 인공와우를 착용한 아이, 몸이 아픈 아이등 다양한 어린이를 그림책에 그리려고 한다. 볼 수 없는 것을 살펴 헤아리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는 것! 그림책의 일이 아닌가 싶다. (세상에 모든 그림책작가들에게 경배를 보낸다.)

  가장 어려운 이야기가 가족의 이야기다. 그간 우리가 살피지 못한 다양한 가족들에게 그림책들을 통해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고 다가가 보자.




 <결혼식에 간 훌리안>온통 아름다운 결혼식 장면이 펼쳐진다. 사랑으로 이뤄진 가족구성원을 지지하고 축복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스스로 느끼게 해준다. 세계문화다양성의 날(2002.5.21.)이 제정되어 우리 사회가 변화하는 요즘 도서관에 대출금지 민원을 제기한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릴때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밥 안 먹는 색시>사랑보다 이기적인 마음으로 가족이 된다면 얼마나 무서운 일이 일어나는지 재미난 옛이야기로 보여준다.



<내 이름은 자가주>, <반쪽이>, <원피스를 입은 아이>,<아기장수의 꿈>

그렇게 결혼을 한 부부에게 낮선 존재들이 방문을 했다. 도대체 알 수 없는 아이, 장애를 가진 아이, 아기장수의 꿈은 결이 조금 다르겠지만 이 또한 비범한 아이다. 자식은 내가 원하는대로 만나거나, 부모의 잘못이나 책임으로 장애나 고난의 삶을 갖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겐 와준 존재를 존중하고 온전한 인간으로 자랄 수 있게 함께 하는 것이 최선이다.



<여름의 잠수>

마음이 아픈 가족을 지켜보는 일은 힘든 일이다. 얼마나 아픈지, 괜찮은지, 나은건지 가늠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 알 수 없는 것을 헤아리려는 아이를 보며 마음에 작은 희망이 북돋는다. 아름다운 글과 그림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넘어>,<일어나>

혼자 사는 사람은 외로움보다 수 많은 선택과 결정을 혼자하는 어려움이 더 크다. 책임이 고스란히 자신에게 오니까. 스스로 돌볼 힘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주변을 돌보고 함께 공존한다. 그저 그것이면 된다.



<‘아무것도 아닌’을 위하여>

나랑 아무상관이 없는, 게다가 세상이 멸망하는 와중에 어린 생명을 책임을 진다. 한 존재의 부름에 응답하는 일! 존엄이다. 인류가 가져야 할 최고의 가치다.


 삼계탕은 좋은 재료가 이미 정해서 있다. 에너지 충만해 젊다 못해 어린 닭, 귀하디 귀한 인삼에, 늙지 않으니 보기만 하면 주워 먹으라는 대추에, 자양강장의 마늘까지 넣어 닭이 적당히 녹아 내릴때까지 뭉근히 삶아 끓인다. 푹 익힌 닭다리를 입에 넣으면 뼈가 알아서 미끄덩빠져준다. 국물까지 마시면 한 여름을 거뜬히 지낼 기운이 채워진다.

반면 마라탕은 끓는 매운 국물에 야채와 고기, 면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익혀서 꺼내 매운맛을 중화할 땅콩소스 같은 것에 찍어 먹는다. 두 음식 다 다양한 재료를 한 냄비에 넣고 끓여 먹는데 마라탕이 요즘 변화된 우리의 가족문화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합이 잘 맞는 선별된 재료로 만들어진 삼계탕처럼 국물까지 못 먹는 아쉬움이 있지만, 다양한 재료로 적당한 자극과 긴장을 갖고 개성을 존중하니 말이다.(가족은 맵다.매워!) 아이들이 마라탕에 빠진 이유가 건강보단 한 냄비에서 함께 즐겁게 먹어서라고 생각한다. 즐거운 가족,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삼계탕을 좋아하지만, 주말엔 가족과 매운맛1단계 마라탕을 한번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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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족?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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